포트 아서 유적지, 포트 아서, 태즈메이니아 © 앨러스테어 벳(Alastair Bett)
호기심 많은 여행자를 위한 호주의 역사
최초 거주자들부터 현재까지, 호주를 형성해 온 사람들, 장소, 사건들에 대해 알아보세요.
글쓴이: 안드레아 블랙(Andrea Black), 폴 에워트(Paul Ewart)
수백만 년간 진행형인 호주는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주를 형성한 사람들, 장소, 사건들은 잊을 수 없는 축제와 박물관, 트레킹,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형태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역사 애호가라면 호주라는 섬 국가의 뒷얘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볼 수 있는 특별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선사시대
공룡이 살았던 시대는 약 2억5천만 년부터 6천5백만 년 사이로, 원시 호주에는 다양한 종의 공룡들이 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화석 증거가 아주 많습니다.
이 선사시대 거대 동물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고 싶은 분이라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공룡 집단 도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현장 견학이 포함된 5일간의 퀸즐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다이나소어 트레일(Australian Dinosaur Trail) 체험을 권해 드립니다. 이 화석화된 공룡 발자국들은 실제로 블록버스터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에서 집단 도주 장면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주 공룡 화석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호주 공룡 시대 박물관(Australian Age of Dinosaurs Museum)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해안의 다이나소어 코스트(Dinosaur Coast)를 걸으면서 약 1억3천만 년 전의 화석화된 길도 구경해 보세요. 시드니에서는 호주 박물관(Australian Museum)을 찾아 중생대를 재현해 놓은 상설 전시물도 감상해 보세요.
호주 원주민
호주에 최초로 거주하던 원주민인 애보리지널(Aboriginal)과 토레스 해협 아일랜더(Torres Strait Islander) 사람들은 6만 년 이상 호주 대륙에서 살아왔습니다. 유럽 식민지화 이전 호주 원주민들은 농지를 경작 및 관개하고, 어장을 확보하고, 정식 주택을 지었습니다. 호주 원주민들이 모두 수렵과 채집하는 민족이었다는 잘못된 통념과는 반대로, 환경과 천연 자원에 대한 원주민들의 이해가 호주 대륙 전체에 걸쳐 번성한 다수의 마을을 지탱했습니다.
호주 원주민 가이드와 함께 비포장 도로를 따라가는 몰입적 여정에 올라 이곳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진실을 알아보세요. 각 문화권별로 고유한 언어와 신앙을 가지고 있고, 장소에 대한 강력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원주민 문화에 대해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누릴 수 있습니다.
고대 암벽화 유적지를 둘러보고, 드림타임(Dreamtime) 스토리에 대해 심도 깊은 통찰을 얻어보세요. 퍼스트 네이션스가 진행하는 아티스트 워크숍에 참여해 보세요. 요리를 주제로 하는 투어에 참여해 부시 터커를 직접 경험해 보세요. 목가적인 현지 수로나 완만한 모래 언덕, 무성한 맹그로브를 통과하는 해석적 어드벤처에 참여해 보세요. 원주민이 가이드하는 체험형 관광 상품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쿡 선장과 식민지화
HMB 인데버(HMB Endeavour) 호의 선장 제임스 쿡 대위는 1770년, 영국 왕실의 이름으로 호주 대륙의 동부를 점령했고, 18년 후, 최초의 수인 선단(First Fleet)이 도착해 뉴사우스웨일스에 죄수 유형지를 설립했습니다.
유럽인 정착민들과 그들의 여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면 시드니의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에 전시되어 있는 제임스 쿡 선장의 기함을 본 딴 모형 선박을 둘러보세요. 보타니 베이(Botany Bay)에 가시면 쿡 선장의 최초 상류지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호주에 정착한 유럽인들의 생활이 어땠는지 짐작해 보려면 시드니의 최초 유럽인 정착촌인 더 록스(The Rocks) 워킹 투어에 참여해 보세요. 살인, 강도, 미스터리로 가득한 믿어지지 않는 흥미진진한 얘기에 빠져드실 겁니다.
재소자
영국 정부이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수인')을 실은 선박을 호주로 보낸 이유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범죄자들을 없애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새로 형성된 식민지에서 이들을 노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1788년 1월, 최초 수인 선단이 보타니 베이에 도착했을 때부터 80년 후 수인 수송이 종결될 때까지, 남성과 여성, 그리고 적게는 13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이까지 모두 16만 명이 넘는 수인들이 호주로 이송되었고, 대개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습니다.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는 수인들이 수감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직접 지은 예전 감옥을 포함해 11곳의 호주 교도소 유적지가 있습니다. 죄수 노동력과 현지 채석장에서 캐낸 석회석을 사용해 지은 퍼스(Perth) 근처의 프리맨틀 감옥(Fremantle Prison)을 방문해 보세요. 대담한 분이라면 태즈메이니아 포트 아서(Port Arthur)에서 진행되는 죽음의 섬 묘지 투어(Isle of the Dead Cemetery Tour)에 참여해 형을 살던 죄수들 뿐 아니라 경비를 서던 간수들의 삶이 얼마나 섬뜩하고 처절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흥미진진한 더 록스(The Rocks) 투어에 참여해 말썽쟁이 죄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전에 유형지로 사용되었던 섬으로 가볼 만한 곳으로는 노퍽 아일랜드(Norfolk Island), 시드니 하버(Sydney Harbour)의 카커투 아일랜드(Cockatoo Island), 그리고 태즈메이니아 동해안에 인접한 마리아 아일랜드(Maria Island)가 있습니다.
부시레인저
호주 식민지 시대 초기에는 탈출한 수인들을 '부시레인저(bushranger)'라고 불렀습니다. 전통적인 노상강도를 현지 방식으로 바꾼 이름으로, 지금은 이 거친 탈주범들이 호주 민속 문화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았던 부시레인저는 네드 켈리(Ned Kelly)로, 용케도 수년간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다녔습니다. 빅토리아의 소도시 비치워스(Beechworth)에서 가이드 워킹 투어에 참여하면 이 악명 높은 무법자와 켈리 패거리(Kelly Gang)의 행적을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에 위치한 옛 금광 도시 캐노윈드라(Canowindra)에서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당시 현지 범죄자 무리와 1860년대의 급변기에 대해 알아보세요. 서호주의 경우 가장 악명 높은 부시레인저는 문다인 죠(Moondyne Joe)라는 인물로, 프리맨틀 감옥에서 여러 차례 탈옥한 경력이 있습니다. 투드야이(Toodyay)라는 소도시에서는 매년 이 악당을 기리는 축제가 열립니다.
골드 러시
19세기 골드 러시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하겠지만 호주에도 금을 찾아 다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금은 1800년대 중반에 처음 발견되었고, 곧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호주 전국 곳곳의 외딴 마을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이런 지방 소도시들 중에는 지나간 시대의 유물들이 남아 있는 곳이 많습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당시 금 탐사꾼들의 삶이 어땠을지 체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는 멜버른에서 서쪽으로 1.5시간 거리에 있는 야외 박물관, 소버린 힐(Sovereign Hill)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옛 시대 의상을 갖춰 입은 인물들을 만나고, 옛 주택을 본 딴 건물을 둘러보고, 심지어 사금 채취 체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호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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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역사 및 문화 체험
용감한 호주 군인들은 1차 세계 대전 중 본국에서 먼 곳까지 가서 참전했습니다. 그로 인해 약 6만 명에 달하는 안작(ANZACS, 호주 및 뉴질랜드 군대의 약자)들이 전사했고, 수만 명의 군인들이 전투 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중 호주 군대는 연합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1942년, 호주로까지 전쟁이 번졌고, 다윈(Darwin)이 260대의 적기에 의해 공습을 당했습니다.
매년 4월 25일은 안작 데이(ANZAC Day)로, 호주 전역에서 새벽 행사와 행진을 통해 참전 용사들을 기립니다. 기념식이 끝나면 많은 호주인들은 펍이나 리턴드 서비스 리그(Returned Service League, RSL) 클럽으로 가서 일 년 중 이날 하루만 허용되는 비규제 도박인 투업(Two-Up)을 합니다. 투업에서는 지정된 "스피너"가 동전 2개를 던지고, 플레이어들은 동전이 '앞면'과 '뒷면' 중 어느 쪽을 보일지에 대해 각자 내기를 합니다.
호주의 다문화
호주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며, 270가지가 넘는 혈통을 가진 호주인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골드 러시 시대 이전에는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영국계나 아일랜드계 후손이었습니다. 1850년대에 금이 발견되면서 유럽 대륙, 중국, 그리고 상대적으로 그 수는 적지만 미국, 뉴질랜드, 남태평양에서도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호주 도시 거리를 걷다 보면 그리스계부터 레바논계, 베트남계부터 일본계까지 정말 다양한 혈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풍부한 다양성이 가져다 주는 많은 이점 중 하나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드니의 리틀 이태리와 멜버른의 차이나타운부터 남호주 한도프(Hahndorf)에 있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독일계 정착촌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이민자들이 이곳의 삶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유지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는 이민 박물관(Immigration Museum)을 방문해 자세히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