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Repos Conservation Park, Mon Repos, Queensland
여름에 즐길 만한 8가지 야생동물 관련 이벤트
12월, 1월, 2월에 걸쳐 호주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여운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합니다.
호주에 여름 더위가 찾아오면 야생동물들이 하나둘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따뜻한 12월, 1월, 2월의 여름은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 중 다수가 새끼를 낳는 시기이기에 야생동물 관찰 투어에 참여해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입니다. 폭발하는 귀여움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되셨나요?
붉은 게가 가득한 길 걷기
시기: 12월
장소: 크리스마스 아일랜드, 서호주
이런 광경은 어디서도 보기 힘듭니다. 매년 첫 여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5천만 마리의 붉은 게가 크리스마스 아일랜드(Christmas Island, 퍼스(Perth)에서 비행기로 3시간 반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푸른 열대우림에서 바다를 향해 집단으로 행진하기 시작합니다. 짝짓기와 산란을 위해 해변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붉은 게의 물결이 장애물조차 가려 버릴 만큼 섬의 모든 도로와 길을 리본처럼 수놓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심지어 다른 게들이 도로를 건너갈 수 있게 서로 다리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게들의 이주는 길게는 18일 동안 지속되며, 해변에서 볼일이 끝난 후 열대우림 속의 굴로 돌아가는 모습 역시 장관입니다.
범고래의 향연 함께하기
시기: 1월~2월
장소: 브레머 베이, 서호주
먹이를 먹는 거대한 범고래 무리를 두 눈으로 지켜보는 것만큼 자연이 선사하는 멋진 광경이 또 있을까요? 호주에서 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브레머 캐년(Bremer Canyon)으로, 미국의 그랜드 캐년 크기에 2배에 달하는 해저 협곡입니다. 서호주 남부 해안에 자리한 올버니(Albany)에서 동쪽으로 2시간 운전해 가면 나오는 브레머 베이(Bremer Bay) 연안에서 이 협곡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매년 여름 수백 마리의 범고래와 대왕오징어, 향유고래, 백상아리 같은 다른 포식자들이 사냥과 만찬을 위해 모여듭니다. 범고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확률이 98%에 이를 정도로 놓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여름은 번식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덩치는 여전히 아주 크지만 꽤나 귀여운 새끼 범고래를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거북의 부화 관찰하기
시기: 12월, 1월, 2월
장소: 서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퀸즐랜드
조그만 거북이 알을 깨고 나와 바다로 바삐 기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샘솟습니다. 브리즈번(Brisbane)에서 북쪽으로 차로 4시간 반 거리에 있는 번다버그(Bundaberg) 인근의 몬 레포 거북 센터(Mon Repos Turtle Centre)는 호주 이스트 코스트에서 산란을 위해 찾는 붉은바다거북 수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거북은 11월부터 2월 사이에 한밤중에 해변으로 올라와 알을 낳습니다. 새끼 거북이 둥지를 떠나기 시작하는 1월 중순부터 2월 초 사이에 날짜를 잘 계산해 이곳을 찾는다면 같은 날 밤에 어미 거북과 새끼 거북을 모두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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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아기 물개 구경하기
시기: 12월, 1월, 2월
장소: 필립 아일랜드, 빅토리아
멜버른(Melbourne)에서 남동쪽으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는 밤마다 펼쳐지는 펭귄 퍼레이드로 유명하지만, 6천 마리에 이르는 물개가 살고 있는 씰 록스(Seal Rocks) 부근이 호주 물개의 최대 서식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개는 호기심이 왕성한 동물이라 근처를 떠도는 배가 있으면 꽤 가까이까지 오기 때문에 배를 타고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 년 내내 볼 수 있지만 물속에서 장난을 치고 바위 사이를 돌아다니는 귀여운 새끼 물개를 보고 싶다면 번식철인 여름에 찾는 것이 좋습니다.
새끼 웜뱃과 함께 걷기
시기: 1월, 2월
장소: 마리아 아일랜드, 태즈메이니아
새끼 캥거루와 마찬가지로 조이(joey)라고 불리는 새끼 웜뱃보다 귀여운 존재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크기는 작지만 동물과 새가 워낙 많아 '노아의 방주'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마리아 아일랜드(Maria Island)는 호바트(Hobart) 동쪽에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곳에는 수백 마리의 태즈매니안 데블, 왈라비 그리고 웜뱃이 살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이 섬에서는 땅딸막하고 토실한 웜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웜뱃은 무게가 35킬로그램(77파운드) 정도 나갑니다. 일 년 내내 번식을 하는 웜뱃이 가장 건조한 여름철에 잔디 위를 누비며 새끼들을 한데 모으려 애쓰는 모습은 귀엽다 못해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라이플버드의 춤 감상하기
시기: 1월
장소: 케언즈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지역
춤에 자신이 있으신가요? 케언즈(Cairns) 북쪽 열대우림에 사는 빅토리아라이플버드의 몸놀림을 보기 전까지는 자신하지 마세요. 드문드문 보이는 청록 빛깔 외에 전신이 검정색인 이 작은 새는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춤 실력 하나는 끝내줍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왔지만 현지 이딘지(Yidinji)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두우두우(duwuduwu)라 불리는 이 새는 구애의 표현으로 날개를 머리 위로 높이 올려 호를 그리고 좌우로 흔들며 박수를 치거나 비틀고 심지어 털기까지 합니다. 최면을 걸듯 보는 이의 넋을 빼놓기 때문에 암컷이 이 커다란 날갯짓을 보는 순간 반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호주에서 가장 영리한 도마뱀 찾아보기
시기: 12월, 1월, 2월
장소: 캥거루 아일랜드, 남호주
호주의 코알라가 귀여운 매력에서는 1등일지 몰라도 영리함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큰도마뱀이 월등히 앞서갈 겁니다. 1.5미터(5피트 가량)까지 자라는 이 꾀 많은 파충류는 얼핏 보면 공룡의 축소판처럼 보이며, 여름철에 흰개미 무덤 안에 알을 낳습니다. 부화한 새끼 큰도마뱀은 5개월 가량을 무덤 안에서 살며 고생하며 사냥할 필요 없이 흰개미를 잡아먹습니다. 흰개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어린 큰도마뱀 입장에서는 꽤 실용적인 생존의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캥거루 아일랜드(Kangaroo Island)는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비행기로 30분 혹은 애들레이드에서 2시간 동안 차를 타고 케이프 저비스(Cape Jervis)로 이동해 그곳에서 자동차 페리를 타면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에뮤와 새끼들의 고군분투 지켜보기
시기: 12월
장소: 에어 페닌슐라, 남호주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들을 인도하는 에뮤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모성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슴 따뜻한 광경을 연출하는 에뮤가 새끼들의 어미가 아닌 수컷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암컷 에뮤는 알을 낳고 바로 떠나 버립니다. 따라서 알을 품는 건 수컷의 몫입니다. 나가서 실컷 즐기지도 못하고 8주씩이나 둥지에 머물러야 한다니, 보통의 수컷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 일이겠죠.
겨울에 둥지를 틀었다가 여름이 되면 이미 부화한 새끼들이 아빠 에뮤의 경계 아래 들판과 탁 트인 숲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에어 페닌슐라(Eyre Peninsula)의 코핀 베이 국립공원(Coffin Bay National Park)에 가면 이곳을 돌아다니는 에뮤 가족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에어 페닌슐라는 애들레이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